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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 돈을 모으고 있는 이유

후회하기 싫어서, 편하고 싶어서

 

 

 

하기 싫은 걸 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사람이 방송 인터뷰에서인가, 돈을 왜 모아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하기 싫은 걸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같은 이유를 들면서 돈을 모아야 한다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돈을 모은다고 대답했다.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그건 어릴 때 얘기였다. 직장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생각은 2단계였다. 1단계는 바로 하고 싶은걸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1단계를 넘지 않고 2단계로 바로 갈 수는 없는 법.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은 사치였다. 하기 싫은 것을 안 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 투성이다. 가장 쉽게 회식 같은 것. 회식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해야 한다. 운이 좋아서 한동안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휴가를 쓰고 싶다. 하지만 동료도 쓰고 싶어 하고 눈치 보이기 때문에 휴가도 못 쓴다. 이렇게 하기 싫은 걸 해야 하는 경우가 비단 회사에서만 있을까.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바로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놈의 돈. 돈 없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하기 싫은 걸 꾹 참고 해내면 다음달 20일에는 나의 고통에 대한 값을 회사에서 지불해 준다. 그 돈이 필요해서 이러고 있다. 그러면 그 돈을 모아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난 괜찮지 않을까?

 

오늘도 일하고 있다

 

후회하기 싫어서

 

어른이 되어 가정을 꾸리고 나니 부모님이 늙어간다. 부모님이 나를 위해 그동안 희생을 해왔다는 것을 결혼하고 나니 비로소 알게 된다. 그런데 나는 그런 부모님을 위해서 뭘 해줄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서울에서 내 집도 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 내 집 마련하기에도 아등바등이다. 그런데 여기서 부모님까지 생각하니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 내 월급은 대출금 갚기에도 바쁘다. 그런데 하루하루 늙어가는 우리 부모님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갑갑하다. 이제 부모님은 그저 늙어갈 뿐만 아니라 몸이 하나씩 고장 나고 계시다.

 

시아버님이 얼마전에 중풍으로 다리가 마비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이미 2차례가 더 그런 사고가 생겼고, 우리 부부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시댁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빌라에 살고 계시다. 아버님 다리가 안 좋으신데 그 계단을 어찌 올라갈까. 마음 같아서는 엘리베이터 있는 아파트로 이사도 시켜드리고 싶고, 그게 안된다면 엘리베이터 있는 빌라라도 이사시켜드리고 싶은데. 우리는 돈이 없다. 

 

내가 돈만 있었으면... 나는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도 많이 없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이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면 나는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하게 될까.

 

 

인생은 후불제

 

언젠가 어디서 들었던 문장이다. 인생은 후불제. 내가 젊을 때 펑펑 쓰고 펑펑 놀면 그 값은 나중에 치르게 되어있다. 내가 젊을 때 그래도 조금씩 아끼고 조금씩 자기계발도 하다 보면 그 가치가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그렇다. 인생은 후불제다. 현재를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내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내가 80세까지 살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 내가 나에게 주는 모든 것들이 나중에 다 돌아오게 된다. 나이를 먹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라서 말하기도 입이 아프다. 

 

그래서 나는 돈을 모은다. 나는 내가 미래에 조금이라도 더 편했으면 좋겠다. 나는 후회하기 전에 우리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나는 인생이 후불제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